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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SCIENCE

요한네스 힐쉬베르거, <서양철학사> 上 메모 - 밀레토스 학파와 피타고라스 학파

  그에 의하면 아르케(원리, 원질)는 아페이론이다. 이 아페이론은 규정되지 않은 무한한 것, 또는 무한하게 규정되지 않은 것 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

 

  여하튼 고대의 가장 훌륭한 해석가들은 아낙시만드로스의 아페이론을, 모든 생성들이 그 소재를 받아내고 있는 무한하고 무진장한 저장고라고 파악함과 동시에, 신적인 것이요, 죽지 않는 것이며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이 무한한 모든 세계를 생물, 즉 정령들과 신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물활론과 범신론보다도 더 오래된 의인관이다.

 

  근원적인 제일자에게 있어서 모든 대립들이 해소된다고 보고, 또 모든 다()를 이 제일자에서 이끌어낸다고 하는 것은, 철학사의 거대한 주제들 중의 하나이다.

 

pp.25-27

 

  그(피타고라스)는 아무 것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주위에다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았는데, 이 집단은 비밀결사나 수도단체와 비슷했다. 이들은 스승의 의견을 보수적으로 묵수하고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나갔다. 이 단체는 금욕주의적인 색채를 강하게 띤, 철학적-과학적, 종교적-윤리적인 단체였다. 이 단체의 정신적인 태도를 미루어 보아, 피타고라스는 오르페우스교의 이원론의 계열에 속하며, 오르페우스교의 영혼윤회설을 받아들였으며, 다방면에 걸친 학문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고 추론할 수 있을 것 같다.

 

피타고라스 구파(피타고라스 자신이 크로톤에서 창설하고 지도했던 단체)

신피타고라스학파(아리스토텔레스가 소위 피타고라스 학파라고 할 때 지칭하는 단체) - 청종자 또는 피타고라스타이 : 엄격한 금욕주의, 유랑생활과 거지생활. 수학자 : 귀족주의를 이어받아 학문을 존중.

 

  즉 영혼은 하나의 다른 세계에서 온 것이며, 죄를 짓게 되어, 지금은 육체에 사로잡혀 있는데, 마침내 육체와 이 육체의 감각에서 풀려나 다시 순수한 정신이 될 수 있을 때까지는, 속죄와 편력의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육체는 영혼의 무덤이다. 그래서 정화의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정화의 길에 속하는 것들로서는, 금욕(금식, 침묵, 매일같이 자기 자신이 행한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을 아침저녁으로 살펴보는 것), 정신인 작업, 특히 철학과 수학(이 두 가지에 의해서 인간은 감각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된다고 한다), 음악연습(음악을 즐긴다기보다, 화음과 법칙에 의해서 인간이 다시 조화 있게 형성된다고 한다) 및 체조(정신이 육체를 단련시킬 기회를 준다) 등이 있다.

 

  피타고라스적인 생활양식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은 우정과 모든 사람들을 형제간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상이다.

 

  정신사에 있어서 수라는 원리가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두었는가 하는 것은, 점점 더 수에 얽매이고 있는 현재의 자연과학의 발전이 잘 보여주고 있다. 피타고라스의 발견은, 인간의 과학을 촉진시키는 가장 강한 자극들 중의 하나이다. ……음악의 협화음에 있어서……수학적인 구조가 그 본질적인 핵심이라고 인식된다면, 우리들을 에워싸고 있는 자연의 뜻있는 질서도 자연법칙의 수학적인 핵심 속에 그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없다

 

  피타고라스학파는 분명하게, 한정을 하는 것과 나란히 한정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수와 형상이 있는 곳에는 항상 세어지는 것과 질료가 있게 마련이며, 이렇게 될 때만이 수와 형상이 뜻을 가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학파는 밀레토스학파에 대한 필연적인 보충이다.

 

  무엇에서 사물이 생겨나는가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이 근본질료에서 무엇이 생겼으며, 또 이 생겨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것도 문제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첫 번째 문제도 도외시하지 않으면서, 두 번째 문제도 다루고 있다. 이들이 처음으로 질료를 형성시키는 형상의 권리를 되찾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