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하고 증명하고 근거지운다고 하는 이런 방법적인 요인에 의해 철학과 신화를 구별한다. 철학이란 신화에 비하자면 정말로 새로운 어떤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사회의 정신적인 공동재산을 가지고서 맹신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개인은 완전히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와, 자기가 사색하고 참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음미하고 증명하면서, 자유롭고 어른스럽게 스스로 연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런 것이 신화와 다른 또 한 가지의 정신적 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고의 무비판적인 시대에 생겨난 신화의 문제제기들과 그 개념적인 직관들이, 아직도 철학적인 개념들 속에 계속해서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
합리적인 사고수단이 다 합리적으로 근거지워져 있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는 단순히 그렇게 할 능력이 없어서라기보다도, 정신이 「지식」보다 훨씬 크며, 지혜에로 나아가는 독자적인 길로서의 긍정적인 뜻의 신화까지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온당하게도, 신화도--그 나름대로--철학한다고 말한 것과는 반대로, 계몽주의적으로 과학을 신앙하고 있는 자들만은 신화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pp.20-21
……탈레스가 왜 비웃음을 샀느냐 하면, 천체를 관찰하는 데 몰두하여, 구덩이에 빠지는 추태를 연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그러나 그는 그렇게도 비실질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밀레토스의 선원학교를 이끌고 나갔으며, 할리우스강의 물을 빼내기 위해 운하를 건설했으며, 매우 유익한 정치적인 조언도 했었다.
……
탈레스가 행한 것 중에서 중요한 것은, 오히려 모든 존재의 기본적인 근거라고 하는 개념인데, 이 개념은 그가 제일 처음으로 제기한 것이다.
……또 형이상학은 제일근거를 찾아 헤매며, 그렇게 함으로써 곤란한 영역에까지 파고들며, 실제적인 목적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앎 자체를 위해서 추구하는 그런 앎이다. 탈레스가 얻으려고 애썼던 것은 바로 이런 앎이었으며, 따라서 그의 학문은 이미 보통의 지식이 아니라, 지혜요, 형이상학이요, 철학이었던 것이다.
그럼 그의 학문은 일종의 비실용적인 것을 기획했다는 말인가? 아마 그의 학문은 모든 지식들 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인간, 즉 일상적인 인간이나 직접 철학을 하고자 하지는 않지만 개별과학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세계와 삶 전체에 관한 모습만은 항상 그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서는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갈 수도 없으며, 행위를 할 수도 없으며, 정서가 안정될 수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통 즉흥적이고, 아무런 방법도 없이 생각을 한다.
pp.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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