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수첩 썸네일형 리스트형 「환상수첩」을 읽고 「환상수첩」을 읽고 ㅡ황홀했던 간밤이여 그리고 백기…………… 죄는 성聖의 반의어로서 정립이 가능하다. 세속의 세계, 김승옥의 소설 세계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생활 그 자체가 밀림의 왕이다. 생활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잠식한다. 서커스 삼십 년 경력의 이씨나 연두색의 달인으로서의 아버지는 그런 생활에 의해 잠식된 인물을 대표한다. 감색 교복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 생활이 소설의 결말이 암시하듯이 지옥이거나, 적어도 무목적으로 가득찬 미스테리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서울-고향 구도는 사실상 거의 의미가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하향은 오히려 진실한 의미에서의 상경이다. 그가 순천에서 여수로, 여수에서 거문도로 점점 더 내려갈수록 이 생활이라고 하는 레토릭이 적용되는 범위는 늘어난다. 깡패들이 진영을 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