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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미셸 공드리 (2004) 점심에 간단하게 소주 1병을 먹고 3시쯤 홍도에서 을 보았다. 아주 맑은 정신에서 보았다는 말씀 되시겠다. 그리고 미리 밝히거니와 나는 (2005)을 5번쯤 보았다. 은 맨정신에 본 것이 2회, 술에 만취하여 본 것이 1회쯤이다. 술 먹고 봤을 때의 그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본 것인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아무래도 다음의 유투브 영상 때문에 기대치가 상당히 업되어 있던 것이 큰 탓일 게다. 나의 favorite song 중의 하나인 Spiritualized의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space"다. 무튼 각설하고, 수면의 과학 역시 의 변주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점을 발견했다. 『이터널 선샤인』은 인위적으로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데 반해 은.. 더보기
14/03/14 너는 석사가 되었더구나. 나는, 경험적으로 대학원생 중에 제법 학문다운 학문을 하는 사람을 본 일이 거의 없다. 그 사람들은 대개 남들은 들어보기만 해도 학을 뗄 주제와 관련된 몇 편의 논문들을, 앤틱 골동품처럼 수집하며 동시에, 사람들이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만 유명한 석학들(그보다 더 유명하면 곤란하다. 자신의 주제가 대중적으로 비춰지기 때문에)의 이름을 주워 삼기며 어떻게든 자신의 오만함을 여기 저기에 흩뿌리는 방법으로 숨겨놓고는, 자신의 지적 무능함에 대하여 누가 의심이라도 한다면 일종의 거대 서사를 풀어 놓으며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기업화된 대학 자본과, 그럼에도 불구한, 대학의 본령, 그리고 사명감 따위를 거창하게 얘기하는 것이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나를 아주 시니컬하게 만류한, 라깡을 공.. 더보기
Manu Chao - Je ne t'aime plus 파주, 여름 1 언젠가 너와 걸었던 길을 다시 걸으면서, 그때 나는 누군가와 동행하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음에도, 실은 잡힌 손의 힘이 계속 빠져 나가고 있던 것에 불안해하며, 아주 어릴 때 처음 길을 잃었을 때의 적막을 떠올리며, 나는 단지 그때부터 주욱 계속 길을 잃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조용한 길, 어디로 가든 무한히 펼쳐지던 그 길 앞에서, 자꾸만 내가 있던 곳에서 멀어졌고 손끝은 희미해져 결국엔 그만, 주저 앉아 울어버리고 싶었던 그 막연한 거리감이 생생히 되살아나는 것을 보았다 . 길을 찾음이란 결국, 길 위에서 자신을 자연스럽게 잃어주는 일에 불과하다고 읊조린 것은 이미 충장로를 빠져나오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2 그 이후로도 많은 것이 변한 도심 속에서 이런 산문조의 바람이 세차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