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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 NOTES

15/11/30 송곳이 끝났다. 연영석 노래("이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할 줄 아나") 같은, 시위현장에서 사용되는 본격 민가가 TV에 나온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노학연대' 같은 단어들이 대학가에서 통용되거나, 토론의 주제이거나 할 때가 있었다. 실내 식당에서 흡연이 가능한 시절의 일이다. 남한의 노조 가입율은 OECD 최하위권이며, 송곳 같이 나이브하고 선악이 확실한 전래동화 같은 드라마조차 잘 수용되지 않는 정국에, 온갖 갈등-계급,성별,세대-이 범람해서 역설적으로 무엇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 자체가 프로파간다로 여겨지는 이 시점에, 나는 데모할 시간도 없고, 투쟁기금으로 갖다바칠 여력도 되지 않고, 그나마 어떤 'demonstration'으로서 영화를 하는 것이, 나중에 부끄럽지나 .. 더보기
15/09/30 호준에게서 싸이월드 방명록 서비스가 오늘(9월 30일)까지라 전해들어 백업을 완료했다. 잊고 싶지 않은 글을 스크린샷을 찍어 그림판으로 오린 뒤 한글파일에 복사 붙여넣기 하는 식으로 했더니 33페이지가 나왔다. 익숙하던 것이 없어져가는 일은 언제나 서글프다. 더보기
15/09/26 까페 에쏠로지 하남주공점 오픈을 며칠 앞두고 있다. 어제 처음 까페에 가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인테리어나 장비들 수준이 괜찮았다. 원두는 본사에서 주는 걸 쓰는데, 에스프레소를 맛보니 크레마 복원력이나 맛도 괜찮았다. 바디감이 약간 가벼웠는데, 오늘 가서 추출압을 조금 조절하면 될 것 같다. 까페에서 틀어놓을 노래를 100곡 정도 USB에 담아두었다. 광주 하남 까페. 더보기
2015/09/24 해커스 공인중개사 인강을 질렀다. 몇 군데 사이트를 뒤져보다 대충 저렴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해커스 네임벨류가 있으니까 한 것인데, 각 과목 강의 OT들을 들어보니 흡족하다. 오늘 책 배달이 왔다. 책을 오랜만에 산 것이다. 항상 설렌다. 더보기
2015/06/08 흔한 세계를 마치 새로 보여주는 양, 내가 보여주는 것이 이전에는 없었던 양 짠! 하듯 과시하는 영화들이 있다. 그런 영화에는 그냥 그렇구나 하는 정도면 되지, 괜히 그 세계에 동조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이유로 과평가되는 영화들이 많다. 실제 삶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 역겹다. 일례로 따지자면, 보다는 이 더 의 주제에 더 가깝다. 더보기
15/05/01 간밤에 고양이들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7시차를 타고 전주로 향한다. 첫 상영이다. 어떤 기분일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빨래를 널고 나갈 것이다. 터미널에 가서 맥주 한 캔을 먹고 버스에서 푹 잠을 잘 것이다. 더보기
2015/04/29 너가 쓴 리플들을 지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멍하니 영화를 4편 봤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비가 내린다. 더보기
2014/09/18 학교에서 진행되는 분자생물학, 유전학 등의 강의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생물2부터 천천히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화학 역시 화2 하이탑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다. 생소했던 것들이 친숙해져 가기를, 당신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더보기
논리학 수강 이유 2013학년도 2학기 논리학 수업 첫시간에 논리학 수강이유를 적어내라 해서 이렇게 썼었다. "세계가 논리적이기 때문에ㅡ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사랑하기 때문에." 도치해도 그럴듯한 문장이 나오리라. "세계를 사랑하기 때문에ㅡ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논리적이기 때문에. 빌어먹을." 더보기
14/07/26 맛집에 대한 단상 음식에 대고 셔터를 눌러대는 짓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어떤 이의 심미안은 그 이전의 글과 같은 행적들로 평가될 것이고,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맛'집'이라기보다 그 요리의 주인과 한낱 식객으로서의 나의 교감이라 할 것이다. 이 성스러운 의사소통의 장을 사진 몇 장으로 왜곡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요리에 대한 학살이다. 내가 다녀갔던 아름다운 요리의 집 몇 곳을 소개하는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까 한다. 업로드는 매우 더디겠지만, 한국 요리사史의 중요한 보고가 될 것이다. 게다가 나는 '맛집'을 다녀왔다면서 무슨 처먹은 사진만 올려놓고 교통편, 심지어 그 집의 위치까지도 적어놓지 않는 심보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요리를 맛보기 위하여 가져야할 마음가짐부터, 가는 길목의 놓쳐선 안 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