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업/영상

Claude Debussy : Piano Trio in G major, L. 3 (1880) 18살 때의 작품이다. 폰 메크 부인의 아이들의 피아노 선생으로 있을 때였다. 폰 메 크부인은 차이콥스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작품을 “매우 아름다운 트리오”라고 칭 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오랜 세월 잊혀져 있다가 1980년대 중반에 경매 에 나타나서 비로소 알려졌다. 미국의 음악학자인 엘우드 데어(Ellwood Derr)가 악 보를 검토한 끝에 제4악장의 망실된 부분을 보충해서 1986년에 출판했다. 이후 이 작품은 피아노 트리오의 스탠더드 레퍼토어로 자주 연주되기에 이르렀다. 쇤베르크 는 이 작품에 대해서 “달콤하고, 센티멘탈하고, 설탕범벅이다. 음악적인 코멘트는 할 것이 없다”고 평했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말일게다. 연주시간 : 24분 내외 제1악장 Andantino con moto a.. 더보기
花羅 ㅇㄹ 더보기
가로얼굴동맥 프로젝트 Transverse Facial Artery (가로얼굴동맥) 이 프로젝트는 사람들로부터 이별에 대한 사유를 청취하는데(왜 헤어지게 되었는지), 사전에 다음과 같은 정보를 인터뷰이에게 알린 후, 오로지 광대뼈만을 촬영한다.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 동맥의 떨림을, 인터뷰이에게 미리 촉지하게 한다. 가로얼굴동맥은 얕은관자동맥에서 분지하여 광대뼈 밑으로 얼굴을 가로질러 주행하는 동맥이다. 목의 경동맥, 쇄골 밑의 쇄골하동맥, 손목의 요골동맥,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 삼각형으로 우묵하게 들어간 코담배갑 등과 함께 맥박을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해부학적 랜드마크이다. 조용한 곳에서 이런 부위를 만지는 일은 인간이 육체로 되어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좋은 방법이며, 특히 친구, 가족, 연인 간에 서로의 맥박이 .. 더보기
Manu Chao - Je ne t'aime plus 파주, 여름 1 언젠가 너와 걸었던 길을 다시 걸으면서, 그때 나는 누군가와 동행하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음에도, 실은 잡힌 손의 힘이 계속 빠져 나가고 있던 것에 불안해하며, 아주 어릴 때 처음 길을 잃었을 때의 적막을 떠올리며, 나는 단지 그때부터 주욱 계속 길을 잃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조용한 길, 어디로 가든 무한히 펼쳐지던 그 길 앞에서, 자꾸만 내가 있던 곳에서 멀어졌고 손끝은 희미해져 결국엔 그만, 주저 앉아 울어버리고 싶었던 그 막연한 거리감이 생생히 되살아나는 것을 보았다 . 길을 찾음이란 결국, 길 위에서 자신을 자연스럽게 잃어주는 일에 불과하다고 읊조린 것은 이미 충장로를 빠져나오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2 그 이후로도 많은 것이 변한 도심 속에서 이런 산문조의 바람이 세차게.. 더보기
Que reste-t-il de nos amours Charles Trenet - Que reste-t-il de nos amours que reste-t-il de nos amour -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우리의 사랑에서 무엇이 남았나요?" 라고 주로 번역이 되어있지만, "우리의 사랑에 무엇이 남았나요?"가 맞다. '에'와 '에서'의 차이. 이 앞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굴복한다. 단 한 음절에도 나는 무릎 꿇을 수 있다, 하물며. 가끔 나의 월권에 가까운 넋두리를 이해해주기를, 단지 이것은 너를 향한(너에 대한이 아니라). 이 샹송은 2차대전 때 독일군에 대항하는 프랑스군이 시가전의 스피커에 수도 없이 틀었었다. 나치 점령하의 파리. 이 무장해제를 유도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우리의 사랑에서'가 마이너스(-)라면, 그러니까 아예 종말한 관계.. 더보기
Abstrakt Idea - Sincere Sunset 밤의, 옥상 1 옥상은 고요하다, 특히 밤의 옥상이라면 더더욱 고요하다. 아무리 난잡하게 건물이, 아파트가, 교회가 들어선 지대여서 소란스럽고 지저분하며 때로는 징그럽기까지 한 도시라도, 아니 그러한 도시일수록 옥상은 순수를 지키고 서있다. 너무 숭고해서 어처구니없는, 그런 순수를 옥상은 늘 간직하고 있다. 옥상에 올라간 인간은 겸허해지는 것, 밤에 들어선 인간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것, 이것을 그저 위치에너지와 지구와 태양 간의 역학 관계에서 계기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무겁고 거대한 돌덩어리들의 위치 바꿈과, 미시적인 좌표 상의 이동 그 어디에서도 스스로의 목소리를 안에서 더듬어보는 인간의 포즈는 발견할 수 없다. 인간의 울음이 울음이게끔 하는 곳, 밤의 옥상이다. 인간 아닌 것들과.. 더보기